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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수 포커 - 블러핑은 사기가 아니라 실력이다

포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블러핑’(bluffing.공갈)이다. 흔히 ‘뻥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 중 ‘뻥카’에 당했다며 사기를 당한 듯 울분을 토하지만 블러핑은 사기가 아니라 실력이다.

블러핑을 속임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일수록 고수의 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희박하다. 블러핑의 참 뜻과 유용성을 모르는 사람들, 즉 운을 믿고 자신의 패가 어떻게든 족보 메이드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테이블에 앉는 이들은 아예 포커 판에 낄 생각을 하지 말기를 권한다.

블러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아마추어와 하수들의 블러핑이 번번이 간파 당하는 것은 상대에게 자신의 의도를 읽히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때를 잡지 못하는 것은 물론 절대 통하지 않을 순간에 섣부르게 블러핑을 구사해 상대에게 약점을 쉽사리 간파 당하는 것이다.

영화의 예를 들어보자. 맷 데이먼과 에드워드 노튼 주연의 <라운더스>는 포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여러가지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다.

내 절친한 친구이자 세계 최고수 중 한 사람인 쟈니 첸이 실명으로 출연하는데, 아마추어인 맷 데이먼이 쟈니 첸을 블러핑으로 꺾는 장면이 나온다.

쟈니 첸은 맷 데이먼의 패가 별 볼일 없음을 알고는 레이즈로 상대의 기를 꺾으려 하지만 데이먼은 첸 역시 좋을 것 없는 패를 가지고 있다는 확신으로 역 레이즈로 게임을 포기하게 한다. 블러핑은 반드시 고수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위에 언급한 영화 <라운더스> 중의 한 장면은 하수가 고수에게 적절히 구사할 때 효과만점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블러핑을 사용할 수 있는 경우는 ▲상대방의 패를 완전히 읽었을 때▲ 상대의 패와 내 패가 우열을 가릴 수 없거나 내가 근소하게 처질 때▲자신의 오픈 카드가 좋아 보일 때 ▲판돈에 비해 블러핑 액수가 큰 비율이 아닐 때 등이다. 특히 마지막의 경우는 실패를 각오하더라도 종종 시도하기를 권한다. 그래야 상대가 ‘이 사람에게는 블러핑도 있구나’는 사실을 각인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림 A와 같은 패를 들었을 때 상대가 B와 같을 경우가 블러핑 찬스. 상대는 퀸 투페어나 킹 투페어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나는 깔아놓은 하트가 석장으로 플러시를 노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에이스 투페어라는 막강한 패도 가지고 있다. 블러핑으로 상대를 엮을 기회다. 킹 투페어로 뻥카를 응징하러 들어오겠지만 에이스 투페어에 밟히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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